프로그레시브 록 (Progressive Rock) 또는 아트록 (Art Rock)을 진보적인 사운드와 실험정신으로 무장된 록 음악이라고 정의한다면 듣기 쉬운 멜로디와 대중성을 겸비한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 (The Alan Parsons Project)는 이러한 장르 구분에 위배되는 팀일 것이다.
비틀즈 (The Beatles)의 명반 Abbey Road (1969년), 핑크 플로이드 (Pink Floyd)의 The Dark Side Of The Moon (1973년)의 견습 엔지니어로 출발하여 알 스튜어트 (Al Stewart)의 Year Of The Cat (1976년), 암브로시아 (Ambrosia)의 프로듀서로서 음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던 알란 파슨스 (Alan Parsons : 프로듀스, 건반)는 독자적인 음악 활동을 구상하던 중, 60년대의 인기 그룹이었던 허먼스 허미츠 (Hermans Hermits)의 멤버로 활동한 에릭 울프슨 (Eric Woolfson : 보컬, 건반)을 만나 새로운 팀을 조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후 발표되는 그들의 모든 음반에 참여한 앤드류 파웰 (Andrew Powell : 오케스트레이션, 지휘, 편곡)과 이언 베언슨 (Ian Bairnson : 기타), 데이빗 패튼 (David Paton : 베이스, 현재 캐멀 Camel 멤버)등으로 고정된 세션 라인업을 구축, 프로젝트 그룹임에도 웬만한 록밴드 못지 않은 결속력을 보여주었다.
대문호 에드가 앨런 포우 (Edgar Allen Poe)의 단편 소설들을 바탕으로 만든 데뷰 앨범 Tales Of Mystery And Imagination (1976년)은 팀의 방향성을 제시한 작품으로 유럽 지역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후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는 구 소련 출신의 과학자 아이작 아시모프의 저서를 음악으로 표현한 I Robot (1977년. 첫번째 플래티늄 기록), Pyramid (1978년), 여성을 테마로 삼은 Eve(1979년) 등 매년 다양한 주제를 담은 음반을 내놓으며 디스코, 펑크 록의 득세와 프로그레시브 록의 몰락이라는 당시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중성을 확보해 나간다.
대망의 80년대. 이들에게 전세계적인 명성을 안겨다준 음반이 잇달아 발표된다. 명곡 Time (빌보드 싱글 차트 15위), 레니 자카텍 (Lenny Zakatek)이 리드 보컬을 맡은 Games People Play (16위)가 수록된 5집 The Turn Of A Friendly Card (1980년.앨범 차트 13위)와 프로젝트 최고의 히트곡 Eye In The Sky (3위), 콜린 블런스턴 (Colin Blunstone)의 보컬, 멜 콜린즈 (Mel Collins. 前 킹 크림슨 King Crimson, 캐멀)의 색소폰 연주가 매력적인 발라드 Old And Wise 가 국내에서 크게 사랑받은 6집 Eye In The Sky (1982년. 차트 7위)로 최고의 시절을 보내게 된다.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이는 프로젝트의 또다른 명곡 Ammonia Avenue , Dont Answer Me (15위), Since The Last Goodbye가 담긴 7집 Ammonia Avenue(1984년.15위)는 판매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예전과는 다른 소프트 록 성향으로 음악적 변화를 시도, 결과적으론 팀의 침체를 가져다 주었다. 이어 공개한 8집 Vulture Culture (1985년), 9집 Stereotomy (1986년)도 예전 같은 반응을 얻어내는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스페인의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생애를 다룬 컨셉트 앨범인 10집 Gaudi(1987년)는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이름으로 나온 마지막 음반이 되었다.
에릭 울프슨이 뮤지컬로 음악적 방향을 바꾸면서 프로이디아나 (Freudiana), 갬블러 (Gambler, 국내 초연시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등의 창작활동을 위해 팀을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듀오 형태의 프로젝트에서 솔로 아티스트로 변모한 알란 파슨스는 크리스 톰슨 (Chris Thompson, 前 맨프레드 맨스 어쓰 밴드 Manfred Manns Earth Band) 데이빗 팩 (David Pack, 앰브로시아), 에릭 스튜어트 (Eric Stewart, 前 텐 씨씨 10 CC), 크리스토퍼 크로스 (Christopher Cross)등의 유명 뮤지션을 세션 보컬로 기용하여 Try Anything Once (1993년), The Very Best Live (1995년. 첫번째 라이브 앨범), On Air (1996년), Time Machine (1999년)로 현재까지 꾸준한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매력은 Eye In The Sky, Ammonia Avenue, Time같은 곡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듯이 친근한 팝적인 멜로디의 치밀한 사운드의 완벽한 조화이다.
스튜디오의 마법사라는 애칭처럼 알란 파슨스는 앞선 감각으로 곡의 분위기에 맞게 여러 악기와 효과음을 적절히 사용하였고 때론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웅장함을 자아내며 일렉트로닉 팝, 어덜트 뮤직 같은 다양한 스타일과 컨셉트를 담은 생명력 있는 음악을 만들어 냈다.
복잡한 구성의 음악을 추구하는 일부 프로그레시브 록 매니아들은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음악을 보통의 팝이라고 가볍게 치부하기도 하지만 스튜디오에서 펼쳐온 끊임없는 소리 탐구와 실험정신은 다른 진보적 성향의 뮤지션들도 쉽게 해내기 힘든 것이었다. 그들의 음악이 프로그레시브 록이건 그냥 팝이건 간에 말이다.
* 주요 대표곡
The Raven (76년)
I Wouldnt Wanna Be Like You (77년)
Lucifer (79년)
Dammed If I Do (79년)
Time (80년)
Games People Play (80년)
Sirius / Eye In The Sky (82년)
Old & Wise (82년)
Ammonia Avenue (84년)
Prime Time (84년)
La Sagrada Familia (87년)
Oh Life (93년)
(주 : 1999년경 썼던 글입니다.....)
Posted by jazzk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