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 자신감 하나로 뭉친 당찬 5인조…첫 정규 음반 Unforgiven 리뷰

“우리들만의 길을 가겠다” 당찬 5인조 그룹 르세라핌(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이 첫번째 정규 음반 을 내놓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지난해 데뷔곡 ‘FEARLESS’, 두번째 미니 음반 타이틀곡 ‘ANTIFRAGILE’를 통해 각각 “최고가 되겠다”는 자신감, “어떤 시련이 닥쳐도 깨지지 않는다”는 단단함을 강조하는 등 르세라핌은 비장감 넘치는 주제 의식으로 남들과의 차별성을 마련한 바 있었다.

하이브라는 대자본의 든든한 지원, 사쿠라-김채원 등 아이즈원 출신 경력직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의외의 인적 조합은 르세라핌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매 음반 마다 녹여내면서 1년만에 탄탄한 인기 기반을 다져온 르세라핌은 이번 신보 역시 전작들의 연장선상에 놓인 강한 이미지를 타이틀곡과 여러 수록곡을 통해 내밀었다.

“남들이 정한 기준 대신 우리가 원하는 길을 가겠다”라는 메시지와 더불어 5명 멤버들은 거친 사막을 누비는 총잡이 마냥 거친 세상과의 맞대결에 결코 두려움 없이 대응한다. 1960년대 서부영화 걸작 <석양의 무법자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메인 테마 음악을 샘플링했다는 점을 이와 같은 주제 의식을 녹여내기 위한 노골적이면서도 가장 합당한 선택이었다.

기타리스트 나일 로저스의 참여 + 서부의 무법자 컨셉트

총 13곡이라는 의 방대한 트랙리스트 중 6곡은 지난해 발매된 미니 1-2집의 주요곡을 그대로, 혹은 재녹음 버전으로 담았기 때문에 실제 신곡은 총 7곡이 수록된 셈이다. 인트로에 해당되는 7번 트랙 ‘Burn The Bridge’는 늘 그랬듯이 세계 각국 언어 나레이션으로 채워진 트랙으로 이번 음반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I wish for what is forbidden to me (나는 나에게 금지된 것을 바란다)”라는 문장은 터부를 깨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피력이기도 하다. 곧이어 등장하는 타이틀곡 ‘UNFORGIVEN’은 스스로 빌런임을 자랑스럽게 외치면서 세상의 편견 따위에 결코 굴하지 않는 르세라핌의 당당함을 노래한다.

​그룹 쉭(Chic) 출신으로 다이애나 로스, 마돈나, 듀란 듀란, 데이비드 보위, 다프트 펑크 등과의 작업을 통해 명성을 쌓은 뮤지션 나일 로저스는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선 굵은 기타 연주를 선보였다. 이는 ‘석양의 무법자’ 테마의 샘플링과 맞물려 신작 속 주제 의식을 극대화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정규 음반 다운 풍성한 구성

​뮤직 비디오 속 5명의 멤버들이 함께 손을 맞잡고 군무를 펼치는 동작이 자주 등장할 만큼 댄스 퍼포먼스 역시 이와 같은 흐름에 보조를 맞춘다. 이와 더불어 반복적인 손동작 활용은 다분히 틱톡, 유튜브 숏츠 등 세로 화면에 담아내기 위한 최적의 방법처럼 비춰진다. 불붙은 날개를 스스로 떼어내고 허공을 향해 화살을 쏘고 대검을 뽑는 멤버들의 행동 하나 하나는 ‘용서 받지 못한자’라는 무법자 컨셉트를 강조하기 위한 방식이기도 하다.

전작들의 수록곡이 대거 포함되긴 했지만 첫 정규 음반이라는 의미에 걸맞게 신보 은 다채로운 장르의 변주를 시도하면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타이틀곡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담당해준다. 9번째 트랙으로 등장하는 ‘No-Return (Into the unknown)’이 그 좋은 예이다.

경쾌한 브라스 사운드가 어울어진 디스코 팝의 향연을 통해 르세라핌은 한결 더 자유롭게 날개짓 하듯 움직인다. 지난 1일 방영된 엠넷 <르세라핌 컴백쇼 언포기븐>에서 보여준 댄스 퍼포먼스는 타이틀곡 못잖게 강한 인상을 시청자들과 팬들에게 심어주면서 동시에 지금까지 보여준 것 이상의 것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음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시련은 있어도 물러서지 않는다

​데뷔와 동시에 무거운 느낌을 담은 르세라핌의 컨셉트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겁없이 나아가겠다는 ‘FEARLESS’는 당초 6인조로 출발했다가 시작과 동시에 멤버 탈퇴라는 어려움을 경험하면서 자신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두려움 없이 앞만 보고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발표된 ‘ANTIFRAGILE’ 역시 시련이 닥칠 수록 더욱 강해지겠다는 의지의 피력처럼 들려왔다.

그리고 르세라핌은 기존 추구했던 노선의 변화 없이 더욱 강력한 추진력을 담아 이번 타이틀곡 ‘UNFORGIVEN’을 세상에 내놓았다. “I’m not that cinderella type of a girl(난 신데렐라 타입의 소녀가 아니다)”라는 노랫말 처럼 수동적인 사람이 되지 않겠다는 결연함의 등장은 “I’M FEARLESS”의 애너그램으로 팀의 이름을 만들었다는 사실과 더불어 현재까지 걸어온 과정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말해준다.

​컨트리 팝, 라틴 팝 등 한껏 풍성한 다채로운 장르들을 대거 수용하면서 르세라핌은 데뷔 1년의 시점에 발표하는 정규 음반을 통해 확실하게 성장했음을 자신있게 외치고 있다. 비겁한 타협 대신 함께 손잡고 모험에 돌입한 르세라핌의 세번째 도전은 충분히 성공적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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